새끼손가락 저림, 1년 넘게 참아만 오던 환자가 몰랐던 신경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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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원에서 진료 중인 이승욱 원장입니다.
임상 한의학 박사이자 전문의로서 지난 10년간 꾸준히 진료하면서 신경통을 호소하는 환자분들을 자주 접합니다. 오랫동안 반복되는 통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분들을 만날 때마다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진료에 임합니다.
- 손가락이 찌릿하게 저리는 증상이 계속되어 고통받고 있나요?
- 병원에서 '터널증후군'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이 없나요?
- 평생 이 저림을 안고 살아야하나 걱정이신가요?
만약 이 질문 중 2가지 이상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면, 이 글을 읽어보시는게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신경은 매일같이 물리적 압박에 저항하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합니다. 사람의 골격이 비슷하기에 일반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신체 부위는 같지만, 사람에 따라 체형과 생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그 안에서도 디테일이 달라집니다.

터널증후군 치료에 상완 전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
얼마 전 저희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분입니다. 악기를 다루는 환자분으로 4번째, 5번째 손가락이 1년 넘게 저리고 불편하다고 하셨습니다. 검사도 하고 치료도 받으셨지만 어느순간 직업병이려니 생각하고 참고 생활하고 계셨습니다. 타 병원에서는 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 진단을 받으셨는데 목에 담이 결려 지인 소개로 방문하셨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의하셨습니다.
통증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너무 오래 지속되는 것이 마음에 걸려 환자분의 손목과 팔 부위를 초음파로 확인해봤습니다. 기존 진단대로 손목 부위의 터널 증후군 소견이 있던 것도 맞았지만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정중신경(Median nerve)의 신경 주행 경로를 따라 중간 중간 보이는 신경부종이었습니다.
보통 신경이 주변 근막이나 골조직에 강하게 눌려 있는 상태를 포착성 신경병증(Entrapment neuropathy)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신경이 잘 다치는 이유
베넷(Bennet et al.)의 신경병증 연구에 따르면, 신경은 생각보다 미세하고 경미한 압박(light constriction)에 의해서도 신경 외막(epineurium)의 표면 혈류가 저하되고 구조적인 변형과 통증이 발생합니다.
말초 신경의 겉면(epineurium)에는 신경 자체에 영양을 공급하는 미세 혈관(Vasa nervorum)과 신경자체의 이상을 감지하는 미세 신경(Nervi nervorum)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경이 주변 조직에 압박을 받으면 이 미세 혈관과 미세 신경이 제 기능을 못해서 독소와 염증 물질이 쌓이고 정체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문제가 생긴 신경은 단면적이 부풀어오릅니다. 포착성 신경병증을 겪는 병리적 신경은 초음파로 관찰했을 때 건강한 신경과 대비하여 단면적이 2~3배 이상 크게 부풀어 올라 있습니다. 신경이 전체적으로 부풀어 있기도 하고 특정 신경 다발(fascicle)이 두꺼워져 있기도 합니다. 증류약침을 이용한 치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만, 아무래도 신경 주변부를 정확하게 자극해야 하기 때문에 초음파로 확인하며 시술할 필요가 있습니다.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 등의 해부학적 연구에 따르면 신경에 대한 치료는 말초 신경이 터널 내부나 근막 사이에서 부드럽게 움직이는 '미세 활주 저항(gliding resistance)'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킵니다. 약액이 신경 주변을 온전히 감싸면 신경의 기계적 마찰과 유착이 해소될뿐 아니라 생약의 유효 성분이 통증 전달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여 통증을 줄여줍니다.
실재 경험상 신경 포착 증후군 환자에게 초음파 유도하 약침술을 시행했을 때 환자의 80% 이상에서 통증 점수가 극적으로 감소하였습니다.
말초 신경에 문제를 유발하는 선행조건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정리합니다. 혹시 해당되는 내용이 있다면 내 신경조직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셔야 합니다.
1. 스포츠 손상(Sports Injuries)
운동 중 신경의 갑작스러운 신장(길어짐)이 문제입니다. 신경을 구성하는 반탄력성(semi-elastic) 성분 신경막의 신전 한계를 초과하여 일어납니다. 또는 신경이 근막 협착 부위를 통과하면서 자극을 받거나 뼈 돌출부 뼈 돌출부(Bony prominence) 주변에서의 강제적으로 움직이며 자극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발목이 안쪽으로 꺾이는 내번 염좌(Inversion sprain) 손상 시 비골두(fibular head) 주변에서 공통비골신경(common fibular nerve)이 갑작스럽게 이동하면서 마찰 및 압박이 발생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2. 골극 / 건병증 / 퇴행성 변화 (Osteophytosis / Tendinosis / Degenerative Changes)
오랜 관절질환으로 해부학적 구조물이 변형한 경우입니다. 신경 주행 경로를 변형시키는 골극이 생겨서 신경에 물리적 마찰을 일으키거나, 퇴행된 인대나 건의 유연성 감소가 신경의 자유로운 이동을 제한합니다. 그래서 만성 건병증 또는 인대병증 구역 내 신경의 감작(Sensitization)이 자주 발생합니다.
3. 골절 후 또는 수술 후 통증(Post-Fracture or Post-Surgical Pain)
혹시 골절이나 수술 후 조절되지 않는 통증이 지속된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골절로 뼈가 어긋나거나 수술 중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신경을 견인하는 과정에서 신경이 늘어나거나 손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수술 시 시야 확보를 위해 신경을 견인기로 제쳐두는(retraction) 필수 과정에서 신경이 늘어나며 손상을 입습니다. 보통 휴식을 취하면 장기간에 걸쳐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경우에 따라 증상이 지속되거나 수술 또는 골절 부위 주변의 흉터(반흔) 및 섬유화로 만성화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업병에서 자주 올 수 밖에 없는 이유
환자분들께 종종 노동과 운동의 차이에 대해 설명합니다. 맨날 쓰는 곳만 쓰면 노동이고 온 몸을 골고루 쓰면 운동이라고 설명하면 쉽게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런 의미에서 점수를 다투는 스포츠는 운동이지만 노동이기도 합니다. 저희 한의원에 축구, 야구, 배드민턴 등 운동을 하시는 분들이 자주 찾아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 요식업에 종사하시거나, 음악이나 미술 등 예체능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자주 방문합니다. 비록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노동을 하지는 않지만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그러다보면 앞서 설명한 것처럼 특정 관절과 신경경로에 부하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반복되는 통증과 저림에도 치료를 포기하고 낙담하고 계신분들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References>
*Lam KHS, Hung CY, Chiang YP, Onishi K, Su DCJ, Clark TB, Reeves KD. Ultrasound-Guided Nerve Hydrodissection for Pain Management: Rationale, Methods, Current Literature, and Theoretical Mechanisms. Journal of Pain Research, 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