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저림, 당뇨 합병증 환자분들이 놓치기 쉬운 진실

Physician Authored, Diabetic peripheral neuropathy, Goshajinkigan, Liuwei Dihuang, Niuche shenqi wan, Traditional Korean medicine, Diabetes, Herbal medicines
안녕하세요. 이승욱 원장입니다.
날이 싸늘해졌습니다.
계속되는 무더위에 가을이 오려나 싶었는데 이제는 독감을 조심해야하는 시기입니다.
임상한의학 박사이자 경희대학교 임상실습 책임교수로서 저도 옷을 더 두껍게 챙겨입고, 마스크도 쓰고 매일 성실히 진료에 임하고 있습니다.
최근 진료 중 기억에 남는 케이스입니다.
진료 자체는 어깨 통증으로 오셨습니다. 그런데 최근 손발 감각이 둔하고 붓는 느낌이 들어 상담을 요청하셨습니다. 3년 전 당뇨 진단을 받았고 당화혈색소는 6 언저리에서 유지 중이셨습니다.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식단도 잘하고 약도 꾸준히 먹고 있다고 합니다.
손발 감각만 문제가 아니라 시야도 흐리고 빛번짐 증상이 심해 대학병원에서 안과, 신경과 검사로 합병증 검사도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아직 망막출혈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한번 진행되면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게 당뇨 합병증이다보니 환자분의 걱정이 컸습니다.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계신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실겁니다.
- 당뇨약을 잘 복용하고 혈당도 안정적인데 시야가 흐려지기 시작했나요?
- 손발이 자주 붓고, 남의 살을 만지는 것처럼 감각이 둔해졌나요?
- 가족 중에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한 분이 계신가요?
만약 해당하는 내용이 있다면, '혈당 조절을 잘 하고 있으니 괜찮겠지'하고 방치하지 말길 바랍니다.
검사 결과는 괜찮은데 증상은 느껴지는 이유
당뇨병성 합병증은 하루 아침에 터져나오는 질환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굵은 혈관과 신경이 망가지기 훨씬 전에 미세 혈관과 신경의 손상이 먼저 시작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에서 괜찮아도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한번 진행되고 나면 회복이 어려운 당뇨 합병증의 특성 때문에 미리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한 노력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국제 학술 저널인 Evidence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2014)에 발표된 임상시험인 "Long-Term Effects of Goshajinkigan in Prevention of Diabetic Complications: A Randomized Open-Labeled Clinical Trial"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혈당 관리만으로 안심하기 힘든 당뇨 합병증, 한약 복용이 신경 손상과 장기 혈당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연구입니다.
일본 게이오대학교 의과대학을 비롯한 9개 전문 의료기관에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기존 당뇨 치료에 우차신기환을 병용투여하며 최대 5년간 추적관찰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입니다.
74명의 환자는 기존 당뇨 치료에 우차신기환을 하루 3회 복용하게끔 하였고, 대조군 42명의 환자는 기존 당뇨 치료만 유지하고 한약은 복용하지 않았습니다. 우차신기환은 숙지황, 산약, 산수유, 복령, 택사, 목단피, 육계, 부자에 우슬, 차전자를 더한 10가지 생약 복합 처방입니다.
연구결과 한약치료를 병행한 환자들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호전되었습니다. 말초신경병증이 진행되면 신경 전달 기능이 떨어져 발목을 톡 쳤을 때 일어나는 아킬레스건 반사가 점차 소실됩니다. 한약을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경 기능 저하가 뚜렷했지만 우차신기환을 복용한 환자군은 발목반사 악화 위험률이 56.4% 감소하여 말초 신경의 퇴행성 변화를 유의미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3년 이상 장기 복용 시 '공복 혈당' 및 '당화혈색소(HbA1c)' 수치의 추가 개선이 나타났습니다. 당뇨약이나 인슐린의 용량을 늘리지 않았음에도 한약을 꾸준히 복용한 환자군에서는 복용 3년차부터 대조군 보다 유의미하게 낮은 혈당 수치를 보였고 그 차이는 5년차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대조군은 5년 사이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 치료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한약 치료군은 기존 치료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장기복용 안전성도 검증되었습니다. 5년이라는 긴 복용 기간 동안 간 기능이나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은 없었습니다. 우차신기환은 신경 독성 물질인 소르비톨의 축적을 억제하고 미세혈관의 산화 스트레스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연구가 많이 진행되었으며, 당뇨 합병증으 아니지만 항암치료 중 발생한 말초신경병증에 대한 연구로 국제 학술 저널 Integrative Cancer Therapies(2024)에 'Effectiveness of the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 Goshajinkigan in Preventing Paclitaxel-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A Multicenter Randomized Comparative Trial'에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당뇨로 소르비톨 등 독성 물질이 쌓이며 조직 미세 환경이 오염되면 말초 감각신경 표면의 TRP(Transient Receptor Potential) 이온 채널(TRPV1, TRPV4 등)이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되면서 타는 듯한 작열감, 찌릿함, 둔한 감각 이상을 일으킵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차신기환은 감각신경절(DRG) 세포의 변성을 억제하고 과도하게 활성화된 TRPV4 등의 발현을 유의미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중추신경계와 척수 수준에서도 작용하여 척수 내 대표적인 염증 유발 인자인 TNF-α의 발현을 강력하게 억제했습니다.
체질에 따른 약재량 조절은 필요
비교적 안전한 약재들로 구성된 좋은 처방이지만 숙지황이나 차전자 등 사람에 따라 설사를 유발할 수 있는 약재도 있습니다. 일본의 연구처럼 낮은 용량도 3년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것도 좋지만 유의미한 효과를 빠르게 보기 위해선 용량을 좀 늘리되 사람에 맞춰 구성을 조절하는 것도 좋습니다.
한의학으로 유의미한 도움을 드릴 수 있음에도 접근성의 문제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분들이 많아 속상할 때가 많습니다. 다양한 질환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건강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적절히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Reference
- Matsumura Y, Futagami M, Baba T, Soeda S, Watari H, Terada Y, Tokunaga H, Nagase S, Nakanishi T, Kaiho M, Yokoyama Y. Effectiveness of the Traditional Japanese Medicine Goshajinkigan in Preventing Paclitaxel-Induced Peripheral Neuropathy: A Multicenter Randomized Comparative Trial. Integrative Cancer Therapies. 2024; Vol 23: 1–8.
- Watanabe K, Shimada A, Miyaki K, Hirakata A, Matsuoka K, Omae K, Yajima K. Long-Term Effects of Goshajinkigan in Prevention of Diabetic Complications: A Randomized Open-Labeled Clinical Trial. 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2014; Vol 2014: 1287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