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과 추운밤, 환절기 체온이 중요한 이유.

체온이 36.5°C에서 38.5°C로 2°C 오르면 면역세포 대사율은 15~30%, 감염 부위 이동 효율은 20~40% 증가합니다.따라서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는 마스크와 목도리 등으로 면역세포가 밀집된 목·겨드랑이 림프절과 복부를 보온해 병원체의 초기 증식을 차단해야 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승욱 원장입니다.
어제 비가 오더니 출근길이 쌀쌀합니다.
저는 추위에 민감한 편이라 이렇게 추운 날에는 더욱이 체온 유지에 유의합니다.
점차 짧아지는 가을이 야속합니다.
매년 짧아지는 봄과 가을을 보며 날 좋을 때는 힘들어도 아이들과 나들이를 꼭 다니자고 아내와 얘기해왔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말에만 외출이 가능한 제 입장에서는 나들이갈 날이 참 부족합니다.
본래 캠핑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생각에 지난 주말 글램핑을 다녀왔습니다. 추위에 약한 저는 군에서 혹한기 훈련을하며 고생한 기억이 강해 캠핑을 즐기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도 아이들 덕에 놀이공원, 캠핑장, 동물원 등 추억의 장소를 찾게 됩니다.

낮이야 아직 따뜻하니 재미있게 보냈습니다. 저녁에 고기 구워 먹고 불멍을 때리는 중에도 따뜻하니 좋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새벽입니다. 으스스함을 느끼며 깨고는 다시 이불을 뒤집어 써야 잠이 듭니다. 다행히 이번에는 시설이 좋아서 크게 춥지 않은 밤을 보낼 수 있었지만, 예전에는 추위에 떨며 일어나곤 했습니다.
한의사라서 그런지 한바탕 추위와 씨름하고 아침 찬 바람에 콧물을 훌쩍이고 있으면 상한론의 저자 장중경이 쓴 서문이 떠오릅니다.
‘내 집안은 본래 식구가 많아 일족이 200명에 달했다. 건안(建安) 연간이 시작된 이래 10년도 되지 않아, 목숨을 잃은 사람이 3분의 2에 달하였고 그중 추위에 상해(전염병) 죽은 자가 10명 중 7명이나 되었다.’
기록에 의하면 장중경은 중국 후한 말기의 사람으로 삼국지의 조조, 유비와 동시대 사람이라고 합니다. 장사 태수를 지냈던 사람이니 당시 시대상황에서 의학을 연구할 여유가 있었을 겁니다. 애초에 글을 읽을 능력과 시간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런 사람이 전염병이 돈 후 가족의 7/10을 잃고 마음먹고 만든 책이 상한론입니다.
시대적 상황이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옛날에는 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한 사람이 평생에 걸쳐 이동하는 반경이 좁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씨족 사회로 장가촌, 이가촌 이렇게 혈연으로 엮인 사람들끼리 마을을 이루고 사는 경우가 많아 집단의 폐쇄성이 심했습니다.
사람이나 화물을 따라 균이 비행기 타고 국경을 넘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 접할 수 있는 균과 바이러스가 제한적이어서 면역학적 배리어가 높고 좁게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면역학적 배리어를 넓히기 위한 백신 같은 수단이 없었습니다. 평소 접하던 사람들 간에는 똥이 좀 뭍고 침이 튀어도 비교적 괜찮았지만 밖에서 들어온 균은 치명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사실 면역학적 배리어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위생, 영양, 추위입니다. 당시에는 추위와 영양부족이 흔했고 사람의 면역력을 망가뜨려 가벼운 감염도 폐렴으로 넘어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나면 창칼에 죽는 사람보다 폐렴으로 죽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요즘사람들은 영양 상태도 위생관념도 좋아 해당사항이 없어 보이지만, 요즘사람들도 생각보다 일교차가 큰 시기 추위의 위협에는 큰 주위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체온의 상승(발열 반응)은 면역세포의 능력을 높이는 핵심 원리입니다.
생물학적 반응 속도는 Q10 온도계수로 표현하는데 온도가 10°C 상승할 때 효소 및 세포 내 화학 반응 속도는 통상 200%~300%증가합니다. 그렇다고 체온을 10°C 올릴 수는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우리 몸은 감염이 발생하면 중심체온을 36.5°C의 정상 범위에서 발열 상태인 38.5°C로 약 2°C 올리는데 이때 면역 세포의 대사율과 효소의 활성 속도가 15%~30% 빨라집니다. 그래서 림프구나 백혈구 등 면역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온 감염 부위로 이동하는 효율이 평상시의 20~40% 증가합니다.
물론 평소 몸을 열이 나는 상태로 유지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면역세포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위장관, 목과 겨드랑이의 림프절 부위만 따뜻하게 해줘도 평소 충분한 예방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초기에 빠르게 대응하여 다량으로 증식하기 전에 해결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옷을 좀 따듯하게 입고 특히 마스크와 목도리를 착용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분일수록 체온은 감염병 예방에 중요합니다. 조금의 부지런으로 건강을 지키시길 바랍니다.
이하 상한론의 서문 의역본을 첨부합니다.
저자의 비장한 마음이 느껴지기에 옮깁니다.

《상한론》 자서 (傷寒論自序) 번역
내가 일찍이 편작이 괵나라에 들어가 진찰하고 齊(제)나라 환공의 안색을 보고 살폈던 일을 읽을 때마다, 그의 뛰어난 재능에 감탄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괴이하게도 오늘날 세상을 살아가는 선비들은, 의약(醫藥)에 마음을 쓰지 않고 방술(方術)을 깊이 연구하지도 않는다. 위로는 군주와 부모의 질병을 치료하지 못하고, 아래로는 가난하고 천한 이들의 재난을 구제하지 못하며, 중으로는 몸을 보전하고 온전히 하여 자신의 삶을 기르지 못한다.
다만 영예와 권세를 쫓기 바쁘고, 권세가들의 뒤를 쫓아 발돋움하며, 부지런히 곁눈질할 겨를도 없이 오직 명예와 이익만을 일삼는다. 겉치레만 화려하게 꾸미고 근본은 내팽개치며, 겉은 화려하게 하면서 속은 쪼그라들게 만든다. '가죽이 없는데 털이 어디에 붙겠는가?’
갑자기 전염병을 만나 질병에 걸려 재앙과 화가 닥치게 되면, 그제야 겁에 질려 떨며 지조를 꺾고 체면도 버린 채, 무당과 점쟁이에게 매달려 살려달라고 빌고 하늘에 하소연해 보지만, 결국 속수무책으로 패배하고 만다.
백 년의 수명을 타고나서 가장 귀하고 소중한 몸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이를 이름 없는 범부 의사에게 맡겨 제멋대로 치료하게 방치한다. 슬프고 통탄할 일이로다! 죽은 후 울부짖어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통탄스럽다! 온 세상이 어리석어 자신의 목숨을 아낄 줄 모른다. 이토록 삶을 가볍게 여기니, 그들이 쫓는 영예와 권세인들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아가서는 남을 사랑할 줄도 알고 남을 알아볼 줄도 모르며, 물러나서는 내 몸을 아낄 줄도 나 자신을 알지도 못한다. 재앙과 화를 만나 궁지에 몰려 있으면서도, 멍하고 어두워 마치 길 잃은 혼령처럼 어리석다. 슬프다! 세속을 쫓는 선비들이여, 뜬구름 같은 덧없는 영화를 좇느라 근본을 굳건히 하지 않고, 몸을 잊은 채 외물을 쫓으니 그 위태로움이 살얼음 판의 골짜기와 같음이 마침내 이 지경에 이르는구나!
내 집안은 본래 식구가 많아 일족이 200명에 달했다. 건안(建安) 연간이 시작된 이래 10년도 되지 않아, 목숨을 잃은 사람이 3분의 2에 달하였고 그중 상한(전염병)으로 죽은 자가 10명 중 7명이나 되었다.
지나간 날들의 비극적인 상실을 슬퍼하고, 덧없이 요절하여 구제할 수 없음을 가슴 아파하여, 이에 부지런히 옛 성현의 가르침을 구하고 널리 여러 처방들을 채집하였다. 그리하여 《素問(소문)》, 《九卷(구권)》, 《八十一難(팔십일난)》, 《陰陽大論(음양대론)》, 《胎臚藥錄(태로약록)》 등을 참고하여 합하고, 《傷寒卒病論(상한졸병론)》을 지어 조목조목 나누고 세밀하게 분석하여 맥(脈), 증(證), 치(治)를 논하였다. 이는 삼가 돌아가신 옛 성현의 끊어진 학문을 이어받고, 다가올 후학들에게 건널 수 있는 나루터와 다리를 열어주고자 함일 뿐이다.
오늘날의 의사들을 보면 경전의 깊은 뜻을 궁구하여 자신의 지식을 넓히려 하지 않고, 각자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얄팍한 기예만을 이어받아 늘 옛 방식대로만 행할 따름이다. 환자를 살펴보고 병을 물을 때도 입바른 소리로 임기응변하기에 바쁘고, 환자와 마주 앉은 지 잠시 만에 툭 진찰하고는 이내 탕약을 처방해 버린다.
손목의 촌구맥(寸口脈)을 짚으면서 척중맥(尺中脈)까지 미치지 못하고, 환자의 손을 쥐면서 발까지 살피지 않는다. 인영맥(人迎脈)과 부양맥(趺陽脈) 등 삼부맥(三部脈)을 서로 참조하지도 않으며, 숨을 쉬는 동안 맥이 뛰는 횟수와 빠르기를 오십 번도 채 세지 않는다. 이러한 상태로 어찌 죽음을 판별하고 삶을 구별해 낼 수 있겠는가? 이는 실로 어려운 일이다!
공자께서 이르시기를, "태어나면서부터 아는 자가 상등이요, 배워서 아는 자가 그 다음이며, 널리 듣고 많이 알아서 아는 것은 그 다음이다"라고 하셨다. 나는 평소 의학을 숭상해 왔기에 이 말씀에 삼가 따르고자 한다.
